뇌질환 정복 도구 개발...방사선 개발이 뇌연구 새 장 열어

Discussion in '뉴스탐방, Public article' started by Mind Central, 2014-08-03 15:14.

  • by Mind Central, 2014-08-03 15:14 at 3: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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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 Central 내 마음의 주인 Staff Member

    [뇌질환 정복 도구 개발...방사선 개발이 뇌연구 새 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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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전자방출단층촬영검사(PET-CT)는 주로 암 발견이나 신체 이상을 감지하는데 활용되지만 뇌 영상 촬영에도 사용되는 고가의 장비다.


    지난 7월 9일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총 3750만 달러의 거금을 내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목표는 ‘기억 생성 및 인출 메커니즘 규명과 이 메커니즘을 자극해 기억력을 복구하는 장치 개발’이었다. 마치 타임머신을 개발해 달라는 것처럼 허황돼 보이기까지 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브레인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다. 이 ‘장치’의 역할은 군인이나 참전용사들이 흔히 앓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나 기억력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다. 장치 개발을 맡은 두 연구소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UPenn)와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대(UCLA)다.

    이들 연구소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UPenn 연구진은 우선 간질환자 100명을 모아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억력 게임을 하게 하면서 그들의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활성을 기록한다. 점수에 따른 전기활성 패턴 차이를 비교해 뇌의 성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알고리즘을 만든다. 이 알고리즘에 따라 각 환자의 뇌에 이식된 전극에 전류를 흘려보내고, 이 과정을 제어해 개선을 유도하는 식이다.

    UCLA 측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뇌를 실시간으로 자극하는 이식 장치를 활용할 계획이다. 내후각피질 안에 있는 특정 회로를 표적으로 하여 뇌를 직접 자극해 뇌손상을 복구하겠다는 것이다. 양대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최근 이 뉴스를 전하면서 “뇌손상이나 퇴행성 신경 질환 등으로 기억을 상실한 사람들이 이 장치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사라져 버린 기억을 복구할 수 있는 장치는 없으며, 과도한 기대를 갖지 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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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은 자기장을 이용해 사람이 각종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할 때 뇌 속에서 어떤 변화가 이뤄지는지를 보여 준다.


    fMRI 등장이 새로운 학문 분야 개척

    뇌는 뼈나 관절, 장기 등 다른 신체 부위와 다르다. 부러진 뼈는 고정시켜 붙이면 되고, 상처 입은 장기는 꿰매면 되지만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겉으로 판단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뇌 질환이나 손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단순히 현미경의 배율을 높이거나 상처 입은 부위를 이어 붙이는 것만으로 치료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뇌 질환 치료나 뇌 연구를 위해서는 연구 장비에서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뇌 속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등의 화학작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는 것은 현실에서 불가능한 얘기다. 관찰해야 할 뉴런이나 해마 등 요소도 셀 수 없이 많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각종 현상을 종합해 통계 처리를 하고 흐름을 읽는 방식으로 점차 접근해 나가고 있다.

    고대 시대에는 주로 ‘외상’을 치료하기 위해 정이나 끌이 사용됐다. 직접 두개골을 뚫어서 외과 치료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 1930년대 전두엽 절제술이 발달하면서 뇌에 접근하는 방식과 기구가 본격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 의사 월터 프리먼은 두개골을 뚫는 대신 안구를 통해 뇌로 들어가는 기구를 고안해 냈다. 전두엽 절제술의 폐해와는 별개로 이 기법은 현대 뇌 수술의 전기로 평가받는다.

    뇌의 기능을 밝혀내는 장치는 외부에서 내부를 투과할 수 있는 방사선의 발견과 역사를 함께한다. 1980년대부터 본격 등장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은 뇌의 해부학식 구조를 명확하게 밝혀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부를 통해 알 수 있는 뇌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머리 속을 볼 수 있게 되면서 뇌 과학 시대가 본격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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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RI를 이용해 촬영한 뇌 신경회로의 변화


    1990년대 중반부터는 ‘뇌 영상’ 시대로 분류된다. 뇌 영상 기술은 심리학, 철학, 인지과학 등과 결합하면서 뇌의 겉모습을 보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각에 접근하고 있다. 뇌전도검사(EEG),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등이 뇌 영상 대표 장비다.

    뇌 영상 도구를 활용한 연구의 기법은 대부분 비슷하다. 최근 연구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fMRI의 경우 피시험자를 원통형의 자장 안에 들어가 누운 상태로 스크린을 보게 한다. 제시되는 문제를 선택하거나 영상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에 따라 뇌 내부의 움직임을 해부 구조 위에 다양한 색깔로 보여 준다.

    이 같은 방법을 다양하게 통제하면 인간의 선택에 관여하는 뇌의 부분, 기쁘거나 슬플 때 뇌의 어떤 부분이 작용하는지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또 겉으로 보이는 감정이 다르더라도, 실제로 뇌의 관할하는 부분이 비슷한 경우도 발견할 수 있다. 뇌 영상 활용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에는 없던 신경윤리학, 신경경제학 같은 새로운 융합 학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대열 예일대 교수는 이를 이용해 ‘뉴로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생체신호센터 연구팀은 최근 MRI의 기본 원리를 응용한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 냈다. MRI가 뇌의 혈류(산소)를 측정해 뇌 기능을 영상화하는 것과 달리 뇌파가 일으키는 미세 자기장에서 공명을 일으키는 수소이온(양성자)을 측정, 뇌 기능을 영상화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자기장 세기는 fMRI에 비해 10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면서도 비슷한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김기웅 표준연 생체신호센터장은 “자기장 출력을 높이기 위해 뇌 영상 장치가 점차 고가화 되는 상황에서 자기장 대신 생체 자기장을 활용하는 것은 접근법을 달리한 역발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박건형 서울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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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ussion in '뉴스탐방, Public article' started by Mind Central, 2014-08-03 15:14.

  1. Mind Central
    1000억은 큰 수다. 우리은하 안에 있는 별의 숫자가 대략 그 정도다. 그런데 인간은 모두 머릿속에 이 큰 수를 품고 있다. 바로 뇌 안에 들어 있는 신경세포의 수다.

    하지만 뇌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경세포가 아니가 이들 사이의 연결(시냅스)이다. 대뇌의 가장 바깥 조직인 신피질에 있는 200억 개의 신경세포는 각각 평균 7000개씩의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다. 대뇌 전체로 보면 약 150조 개의 시냅스가 있다.

    1000억 개의 별이 있는 우리은하를 한눈에 보고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별 자체가 아니라, 별과 별을 잇는 150조 개의 미세한 끈이 주인공이라면 더더욱 난해해진다.

    뇌의 지도를 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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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지도에도 축적이 있다. 뇌를 전체적으로 보는 지도는 세밀한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대신 영역별 기능을 볼 수 있다. 반면 뇌의 세부를 보는 지도는 신경세포의 정확한 배치를 파악하여 연결 상태를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 shutterstock.com 제공

    뇌 지도에도 축적이 있다. 뇌를 전체적으로 보는 지도는 세밀한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대신 영역별 기능을 볼 수 있다. 반면 뇌의 세부를 보는 지도는 신경세포의 정확한 배치를 파악하여 연결 상태를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 shutterstock.com 제공

    뇌지도는 이런 뇌를 좀더 제대로 항해하도록 도와줄 획기적인 도구다. 뇌지도를 만드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아이디어가 있다. 큰 곳에서 시작해 자세히 들어가는 방법과, 작은 곳에서 시작해 큰 지도를 만드는 방법이다.

    구글지도를 보자. 세계지도가 보일 것이다. 확대하면 아시아, 한반도 순으로 나타나고, 잠시 뒤에는 여러분이 사는 동네까지 볼 수 있다. 조금만 더 확대하면 집의 형태나 마당의 모양까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정원을 장식한 꽃의 종류까지 확인할 수 있을까. 아직은 한계가 있다. 언젠가는 극복될 한계지만. 도시계획가라면 위성지도만으로 충분하다. 정원사는 다르다. 세계지도나 한반도, 도시의 도로 구조보다는 마당이 궁금한데, 위성으로는 마당 안쪽을 볼 수 없다. 대안은 직접 가보는 것이다. 가서 마당의 크기를 측량하고 꽃의 종류를 기록한다. 지나는 사람의 동선을 관찰하고, 필요하면 직접 대화도 나눈다.

    정원사의 방법은 느리고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하지만 궁금한 정보를 더 확실히 얻을 수도 있고, 때로는 유일한 방법일 때도 있다. 도시계획가의 인공위성 지도와 정원사의 마당 지도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는 말할 수 없다. 둘은 각각 쓰임이 다를 뿐이다.

    크게 보기: 영역과 변화

    뇌지도도 비슷하다. 뇌라는 하나의 대상을 놓고 지도를 그리기 위해 도시계획가와 정원사가 출동했다. 뇌의 도시계획가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첨단 영상장비다. 약 20년 사이 뇌과학 연구의 상징이 된 fMRI(기능자기공명영상)와 PET(양전자방출단층사진), MRI의 특수한 변형인 DTI(확산텐서영상)가 대표적이다. 영상장비의 단점은 빨라야 초 단위 간격으로만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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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유전학은 특정 행동이나 활성을 유도하여 뇌의 기능을 확인하는 데 종종 활용된다. IBS의 뇌과학이미징 연구단에서 최근 개발한 다기능 전극은 총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전극과 광전극, 센서를 통합했다. 마지막의 플라스틱 바늘은 전극을 신경조직에 삽입하는 데 이용된다. - 김성기/Nature Protocols 제공

    광유전학은 특정 행동이나 활성을 유도하여 뇌의 기능을 확인하는 데 종종 활용된다. IBS의 뇌과학이미징 연구단에서 최근 개발한 다기능 전극은 총 4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전극과 광전극, 센서를 통합했다. 마지막의 플라스틱 바늘은 전극을 신경조직에 삽입하는 데 이용된다. - 김성기/Nature Protocols 제공

    사진처럼 한 순간의 뇌 활성을 측정할 수는 있지만, 변화는 잴 수 없다. 또 해상도(사물을 구분해 보는 능력)가 높지 않아 자세히 보는 데 한계가 있다. fMRI와 PET은 약 2~4mm 정도의 뇌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MRI는 이보다 약간 나은 1mm 정도를 구분할 수 있다.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은 뇌파(EEG)와 뇌자도(MEG) 등 전자기 신호 분석으로 보완할 수 있다. 해상도는 계속해서 기기의 성능을 높여 해결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는 분야로는 '그래프 이론'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네트워크 과학'의 수학 버전으로, 점과 점 사이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이다. 네트워크 이론에서는 네트워크를 점과 선, 노드와 링크로 나누어서 각 노드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연결이 집중되는 특정 노드는 무엇인지 찾아내고 네트워크의 특성을 분석한다. 이런 '선긋기 놀이'는 뇌 안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놀랄 일은 아니다. 뇌의 본질이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아니라, 이들이 만드는 150조 개의 연결, 즉 시냅스이기 때문이다.

    뇌 기능 연구에서 '선긋기'에 주목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뇌는 특정 영역이 특정 기능을 도맡아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뇌의 일부가 망가져도 다른 영역이 그 일을 대체하곤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뇌 가소성'이라는 성질이다. 이는 특정 영역이 망가져도 특별히 많은 링크를 보유하는 '허브'를 통하면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뇌과학자들도 이런 영역별 연결성에 주목하고 있다. '휴먼커넥톰프로젝트'다. 2009년부터 5년 동안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3850만 달러(약 432억 원)의 예산을 받아 진행 중인데, 뇌의 기능적, 해부학적 연결성을 함께 파헤치는 게 목적이다.

    원래 커넥톰은 신경신호가 지나는 '길'을 모은, 일종의 뇌 네트워크 지도다. 1986년 과학자들은 예쁜꼬마선충의 뇌에 있는 302개의 신경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그 안에 있는 모든 시냅스(7000개 이상)를 찾고 이를 뇌지도로 만들었다. 휴먼커넥톰프로젝트는 이를 확장해 사람의 뇌 네트워크를 찾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세포를 하나하나 연결해 추적하는 게 아니라, 뇌의 영역간 네트워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기능적 네트워크).

    이 연구는 두 개의 연구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300쌍의 쌍둥이와 그 형제 1200명의 뇌를 fMRI, 뇌자도, 확산MRI 등 다양한 장비로 관찰해 유전자와 함께 비교하는 워싱턴대-미네소타대 연구팀이 있다. 두 번째인 하버드대, UCLA, 메사추세츠병원 연구팀은 이런 영상 기기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 자폐, 조현병 등 뇌질환을 고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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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뇌의 초음파 평면 이미지(EPI: Echo-Planar Imaging) 사진.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으로 뇌의 기능적, 해부학적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워싱턴, 미네소타, 옥스포드,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 등 주요 대학교들이 참여하고 있다. - HumanConnectome.or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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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뇌의 초음파 평면 이미지(EPI: Echo-Planar Imaging) 사진.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으로 뇌의 기능적, 해부학적 네트워크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워싱턴, 미네소타, 옥스포드,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 등 주요 대학교들이 참여하고 있다. - HumanConnectome.org 제공





    세밀하게 보기: 시냅스의 골목길

    뇌의 정원사는 대상과 가까운 시각으로 본다. 그래서 미세한 세포와 세포 사이의 연결(시냅스)까지 추적할 수 있다. 여기에는 영상장비보다는 생물학적인 방법을 이용한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엠그래스프(mGRASP)'라는 기술이다. 녹색형광단백질(GFP)로 뇌세포의 연결, 즉 시냅스를 찾은 뒤 광학현미경으로 추적하는 기술로, GFP 분자를 두 부분으로 나눈 뒤 서로 가까워지면 마치 스위치가 켜지듯 형광을 내도록 조작하여 이들이 시냅스의 양 쪽 끝에서 빛을 내는 것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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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RASP로 찾아낸 흰쥐 뇌의 시냅스 구조. 현미경으로 시냅스의 위치와 연결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김진현/KIST 제공

    mGRASP로 찾아낸 흰쥐 뇌의 시냅스 구조. 현미경으로 시냅스의 위치와 연결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김진현/KIST 제공

    광학기술을 이용해 시냅스를 추적하는 기술에는 그밖에도 신경세포에 다양한 형광색소를 주입한 뒤 무작위로 붙여 개별 신경세포를 확인하는 '브레인보우' 기술(결과 영상을 보면 세포 하나하나가 각각 빛나 알록달록한 무지개 빛으로 보이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과 '투명뇌' 기술, 그리고 소수지만 광유전학 기술 등이 뇌지도를 그리기 위해 경합하고 있다.

    시냅스를 연구하는 기술과, 뇌의 전체적인 '영역'과 기능 변화를 보는 기술은 전혀 다르다. 신경섬유의 길이는 밀리미터나 센티미터 단위로 길지만, 굵기는 나노미터나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매우 가늘다. 결국 나노미터부터 센티미터까지 함께 연구해야 하지만 (해상도가 mm 수준인) 현재의 MRI로는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반대로 '도시계획가'들은 세포 사이의 연결을 추적하는 '정원사'의 기법이 아직 뇌 전체의 영역을 거시적으로 연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환자를 보면 (임상적으로는) 전혀 다른데, 분자나 세포 수준에서 보면 비슷해진다. 세포 수준에서는 (연구가 쌓여)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아직은 임상과의 연결 고리가 느슨한 것이다.

    그래도 뇌지도 연구자들은 꿈을 버리지 않는다. 만약 정원 지도와 위성지도를 합칠 수 있다면, 지구를 처음 보는 외계인에게 "지구란 바로 이런 모습이다"라고 한번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뇌지도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 전에 두 지도를 각각 완성하는 게 먼저다. 그것만으로도 뇌는 무한한 공간이다.

    * 본 콘텐츠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온라인 뉴스레터IBS 뉴스레터 7월호에서발췌한 내용입니다.

    윤신영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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